지난 주말 오후 상담실에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15년 전에 어머니를 ○○추모공원에 모셨는데, 며칠 전 '안치 기간 만료' 우편이 왔어요."
전화 너머 60대 초반 따님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얼 결정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
비슷한 전화가 2026년 들어 부쩍 늘었습니다.
오늘은 자주 받는 상담 다섯 가지를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의 상황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다섯 가지 큰 줄기 안에 답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치 만료'라는 단어 자체에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됩니다.
선택지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시간도 보통 1년 이상 여유가 있습니다.
천천히 한 가지씩 살펴보시면 됩니다.
Q1. "안치 기간이 만료된다는데, 그러면 유골은 어떻게 되나요?"
가족 (60대 따님): "15년이 다 되어 간다는데, 그러면 유골을 어디로 옮겨야 한다는 건가요?"
상담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골이 사라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립 봉안당은 보통 최초 15년 기본, 이후 5년 단위 연장 2회까지 가능합니다.
즉, 최장 25년 정도까지는 같은 자리에서 모실 수 있습니다."
가족: "그럼 25년이 지나면요?"
상담사: "그 시점이 진짜 결정의 순간입니다.
옵션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사설 봉안당으로 '이장' 후 장기 안치, 수목장·자연장으로 '전환', 또는 '산골'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식.
어떤 선택을 하시든 '불법'이 되거나 '유실'되는 일은 없습니다.
관리 사무소에서 한 달 전·일주일 전 두 차례 안내문이 발송되니, 그 안에 결정하시면 됩니다."
핵심 한 줄: '만료'는 '유실'이 아니라 '결정의 시간'입니다.
Q2. "사설 봉안당으로 옮기면 영구 안치가 가능한가요?"
가족 (50대 아드님): "공립은 한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설로 옮기면 평생 모실 수 있나요?"
상담사: "사설 봉안당 중 상당수가 '영구 안치' 옵션을 제공합니다.
다만 '영구'라는 표현이 회사마다 정의가 다릅니다.
어떤 곳은 '운영 종료 시까지', 어떤 곳은 '30년+갱신 가능'이라는 형태입니다.
계약서 첫 페이지에 '안치 기간'과 '운영 종료 시 처리 방식'이 명시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가족: "비용은 얼마나 차이가 나나요?"
상담사: "공립은 보통 5년 연장에 5~15만원 수준이고, 사설 영구 안치는 일시불 300~800만원이 일반적입니다.
시설 등급과 위치에 따라 더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영구'라는 단어 하나로 결정하기보다, '운영 회사의 재무 안정성'과 '10년·20년 후의 시설 유지 계획'을 함께 보시기를 권합니다.
2010년대 초반에 '영구 안치'로 모셨는데 운영사가 부도난 사례가 실제로 있습니다.
그 가족들은 결국 다시 이장을 해야 했습니다."
핵심 한 줄: '영구'라는 단어보다 '운영사의 20년 후'를 보세요.
Q3. "수목장이나 자연장으로 옮기는 건 어떤가요?"
가족 (40대 따님): "어머니가 평소에 자연을 좋아하셨거든요. 수목장으로 옮기는 것도 고민하고 있어요."
상담사: "최근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선택입니다.
2025년 기준 수목장지(수목장림)는 산림청 정식 허가 시설이 110곳을 넘었습니다.
'유골을 분골'하여 나무 아래 모시는 방식이 가장 흔하고, 일부 시설은 '유골함 그대로 안치'도 가능합니다.
비용은 안치 위치(나무 가까이 vs 둘레)에 따라 30~200만원 사이로 다양합니다.
공립 수목장지는 추첨 또는 거주지 제한이 있을 수 있어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가족: "옮기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나요?"
상담사: "절차 자체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첫째, 현재 봉안당에서 '유골 이전 신청서'를 작성합니다.
둘째, 옮길 수목장지와 안치 계약을 체결합니다.
셋째, 정해진 날짜에 '이장 입회'를 합니다 - 가족 1~2명이 참석하시면 됩니다.
넷째, 새 시설에서 간단한 안치식을 진행합니다.
전체 과정은 2~3주 안에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핵심 한 줄: 수목장 전환은 3주 안에 가능한, 생각보다 단순한 절차입니다.
Q4. "산골(散骨)은 합법인가요? 어디서 가능한가요?"
가족 (50대 아드님): "아버지가 '내가 죽으면 바다에 뿌려달라'고 늘 말씀하셨어요. 이게 한국에서 합법인가요?"
상담사: "산골은 한국에서 '합법'입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화장 후 유골을 '자연에 흩뿌리는 행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 곳에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바다, 강, 산림 모두 '산골 가능 지역'이 별도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자체별로 허용 구역이 다르니, 거주지 시·군·구청에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가족: "분골은 어디서 하나요?"
상담사: "현재 안치된 봉안당이나 인근 화장 시설에서 분골(粉骨)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비용은 5~15만원 수준입니다.
분골 후 '생분해성 산골 용기'에 담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바다 산골의 경우, 항만 인근 '산골 전용 선박'을 이용하거나 직접 보트를 빌리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전용 선박 비용은 1인 기준 5~10만원, 일정은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핵심 한 줄: 산골은 합법이지만 '허용 구역'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Q5. "가족이 의견이 갈리면 어떻게 하죠?"
가족 (40대 따님): "오빠는 사설 봉안당으로 옮기자 하고, 저는 수목장으로 옮기고 싶어요. 이런 경우 어떻게 결정하나요?"
상담사: "이 질문이 사실 다섯 가지 중 가장 자주 듣는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제사주재자'의 의사가 우선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장남'이 제사주재자로 인정되지만, 최근 대법원 판례는 '가족 협의로 정한 사람'에게도 권리를 인정합니다.
다만 현실에서는 '법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가족 합의'로 정하시는 것을 강하게 권합니다.
안치는 한 번 정하면 다시 옮기기가 정서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가족: "어떻게 합의해야 할지 막막해요."
상담사: "현장에서 제가 권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고인이 평소에 자주 하셨던 말씀' 하나를 가족 단톡방에 공유해 보세요.
예를 들어 '산이 좋다고 하셨어' '복잡한 거 싫다고 하셨어' '비용 부담은 자녀에게 주지 말라고 하셨어'.
결정의 기준이 '가족의 선호'가 아니라 '고인의 평소 뜻'으로 옮겨가면, 의견 차이가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합의가 어려우시면, 저희 같은 제3자가 '정리 회의'를 도와드릴 수도 있습니다."
핵심 한 줄: 결정의 기준을 '고인의 평소 뜻'으로 옮기면 갈등이 정리됩니다.
상담을 마치며 - 짧은 실무 정리
오늘 다섯 가지 질문을 정리하면 가족이 챙기실 순서가 보입니다.
첫째, 만료 통지를 받으셨다면 '만료일까지의 여유 기간'을 먼저 확인하세요 - 보통 6개월~1년입니다.
둘째, 옵션 세 가지(이장·전환·산골) 중 가족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가볍게 이야기해 보세요.
셋째, 비용과 시설 운영 안정성을 함께 비교하시고, '영구'라는 단어 하나에 흔들리지 마세요.
넷째, 결정의 기준을 '고인의 평소 뜻'으로 맞추시면 가족 갈등이 줄어듭니다.
다섯째, 결정이 어려우시면 한 번쯤 전문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저희에게 의뢰주신 가족 중 약 1/3이 '이장·전환' 관련 상담을 받으십니다.
2026년 들어 그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10~2015년 첫 안치 세대의 만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무빈소장례 130만원·스몰장례식 180만원 외에 봉안 만료 상담은 별도 비용 없이 무료로 진행해 드리고 있습니다.
전화 한 통이면 가족이 결정해야 할 다섯 가지 질문을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 1533-6544.
참고 자료: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산림청 「수목장지 현황」, 보건복지부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23~’27)」, 대법원 2008다75300 판결 외 제사주재자 관련 판례.
